안젤리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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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 여행스토리/해외여행

터키, 그리스&베니스여행 9~10일차

썬앤썬 2019. 11. 1. 10:10

안젤리의 터키여행9일차 이야기가 겨우 시작되네요. 며칠동안 새로 배운 운동에 너무 힘들어서 합법적인 게으름을 피웠거든요. 8일차에는 베니스의 무라노섬과 리도섬 이야기를 적었었는데요. 오늘은 베니스를 떠나는 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여행을 할 때 저는 되도록이면 관광지가 아닌 장소도 함께 보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구석구석 걷다보면 그런 장소를 늘 찾아낼 수 있어요.

왜냐하면 어디든 사람이 사는 곳이기 때문이랍니다. 저는 그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엿보고 싶거든요. 그렇다고 제가 방송인도 아니고 뭐 대단한 여행작가도 아닌데 그런 것들에 열중할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베니스 사람들이 빨래를 널어놓고 아침을 준비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사람 사는 모습은 다르면서도 참 많이 닮았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도루소두로 거리를 걷다보니 카 포스카리 베네치아 대학교를 만날 수 있었어요. 19,000명의 재학생이 있다고 하는 8개 학부의 대학교라는데요. 2013년에 세계 대학 순위에서 105위에 랭크인 되어서, 이탈리아의 대학 중에는 최고 순위라고 합니다.

뭐 관광객이 들어가는 걸 막는 사람이 없길래 캠퍼스 안에 들어가서 캠퍼스에서 토론하는 학생들도 보고 수업하고 있는 강의실도 살짝 엿보기도 했어요. 학생들이 난데없이 돌아다니는 동양인 어른 두 명이 조금 궁금했는지 자꾸 쳐다보기는 했는데요. 다가와서 왜 들어왔는지 묻거나 하는 사람은 없었답니다.

본 섬 메인 거리의 고급스러운 식당들도 구경하고 피자나 파스타등도 먹어 봤지만 서민적인 느낌이 나는 도루소두로 거리의 식사도 즐겨보고 싶어서 주문을 넣어봤는데...... 손님이 많이 오지 않아서인지 원래 솜씨가 별로 없는 집을 선택해 버리고 만 것인지 "별로였다"힝힝~~~

알고보니 이 집은 밤에 술집으로 운영하는 식당이었네요. 그래서인지 모히또맛은 끝내주던걸요. 대낮부터 술을 마신다는 게 좀 그렇긴 했지만 최고의 모히또를 맛보았다고나 할까요.

일정이 한가한 것은 아니었지만 본 섬과 공항이 가까운 관계로 이런 호사를 누려볼 수 있었던건데요. 베니스는 신기한 게 너무 많아서 돌아가는 발걸음이 너무 아쉬웠어요.

아쉬워도 이제 베니스야 안녕! 산 마르코광장 산 마르코성당이여~안녕!!!

에게안항공을 타고 아테네로 고고~~~~@

아테네에 도착하여 지하철을 타고 피레우스항으로 가는 여정이었답니다.

그런데 우리는 피레우스항으로 가는 길이 이렇게 두려움을 주는 여정일 지는 상상도 못했었어요.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고 가는 거였는데요. 관광지를 벗어나는 중간 여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방이든 뭐든 조심해야했구요. 늦은 밤이라 겪어야 하는 두려움까지 겹쳐서 엄청난 스릴을 느끼며 피레우스항의 숙소까지 두근거리며 갔던 기억이 나네요.

그 두려움을 보태준 사람이 있었으니...그는 바로 역무원이었어요. 역무원은 우리를 보자마자 눈짓으로 가방 조심해라! 손짓으로 지갑 조심해라!등의 행동을 하고는 피레우스역이 목적지라고 했더니 우리를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이 조금 드문 자리로 안내를 하더라구요.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제 파트너가 봤다는군요. 제가 서 있던 자리 뒤쪽으로 젊은 청년 세 명이 감싸더라구요. 그리고 한 명의 청년이 내 앞쪽으로 오고 있었다는데...나는 그걸 왜 몰랐을까요? 이태리 남자들이 너무 잘 생겨서 그랬나?ㅋㅋㅋㅋㅋ

기차가 정차하면 가끔 어린 승객들이 정문으로 나가지 않고 열린 창문으로 뛰어서 도망치듯 내리더군요. 아마도 표를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암튼 피레우스항 숙소에는 밤12시에 도착했답니다. 기차역에서 숙소까지도 걸어서 가야했거든요. 택시 타기도 애매하게 가깝지만 밤거리를 걷기에도 두려웠는데...별 수가 없으니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짐을 질질 끌고 뛰듯이 걸어서 말이예요.

무섭기도 했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건물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어요. 저 건물은 뭘까? 내일 새벽에 배를 타야하기 때문에 알아 볼 틈도 없겠지요. 아쉬워서 사진으로라도 남겨야 했어요.

피레우스 항에서 하루 관광이라도 하게 일정을 잡을 껄! 하는 후회도 하긴 했는데요. 산토리니에 가면 모두 잊어버리겠지요.

지쳐서 잠들긴 했지만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하니 잠을 잔 건지 뭐 꿈을 꾼 건지 잘 모르게 눈을 뜨자마자 고양이세수를 하고 항구로 열심히 걸어갔어요. 구글지도로 보면 걸어가도 되는 거리에 우리가 탈 배가 있다고 표시 되어있었거든요.

블루스타페리! 우와~~~정말 멋지죠? 그동안 봤던 크루즈와 비슷한 크기였어요. 엄청나게 많은 자동차도 싣고요.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을 싣고 지중해를 돌아다니는 배라고 해요. 많이 피곤 할 듯해서 우리는 비즈니스칸을 예매했기 때문에 7층으로 이동하라고 해서 계속 올라갔어요.

사진이 레스토랑으로 보이나요? 저도 그랬답니다. 그런데 이 레스토랑처럼 보이는 이 곳이 바로 비즈니스좌석이었어요. 먹기도 하고 긴 의자에서 잠도 자는 곳이더군요.

비즈니스좌석 앞 쪽으로는 전체적으로 조망이 가능하게 되어 있어서 항해하는 내내 멋진 바다를 구경하며 갈 수가 있었답니다.

정말 피곤해서 자면서 갈 줄 알았는데...바다구경하느라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8시간의 여정을 꼬박 바다를 구경하고 바닷바람을 맞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이러다 쓰러지지 않을까?했는데요 체력이 바닥나지 않는 것도 신기했어요.

가는 길에 낙소스 섬을 경유하더라구요. 낙소스 섬에도 많은 분들이 내리는 걸 봤어요. 언제 기회가 되면 한 번 가보고 싶기도 해요. 산토리니에 있는 집들이 산꼭데기에 숨어있게 된 이유가 바로 이 낙소스 섬에 살던 사람들이 해적처럼 산토리니를 수시로 쳐들어가서 약탈을 했기 때문이라고 하거든요.

낙소스 섬의 크기도 산토리니보다 훨씬 큰 섬이었어요.

아~~~~~~!!!!!!!

드디어 산토리니에 도착하는구나!!!!!

칼데라지형의 정수를 볼 수 있는 산토리니 섬의 절벽이 멀리서 보이면서 제 가슴을 마구 쿵쾅거리게 했답니다. 산토리니는 화산섬으로 옛날에는 지중해에서 손꼽히는 큰 섬 중 하나였다고 해요. 그런데 기원전1500년경 화산폭발이 일어나면서 섬의 대부분이 사라졌고 화산활동으로 생긴 산토리니는 칼데라지형이라 불리게 되었답니다. 우리나라의 울릉도와 나리분지도 대표적인 칼데라 지형이구요. 백두산의 천지는 칼데라호라고 하지요.

아까 봤던 낙소스섬의 항구와는 크기부터 다른 자그마한 항구였구요. 내리자마자 온갖 교통수단들이 뒤엉켜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런데 제 눈에 "Bus to all Hotels" 라는 간판이 보였어요. 묻지도 않고 쳐다보기만 했는데 어떤 사람이 나오더니 표를 판매했고 우리는 그 들을 따라서 봉고차 같은 거에 실려서 이 호텔 저 호텔에서 한 분 한 분 내리는 걸 보면서 갔지요.

우리처럼 다른 분들도 비슷한 버스나 택시등을 타고 섬을 등반하고들 있네요.

섬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한때 주민들이 관광객을 줄여달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었는데...이 곳에 와보니 이해가 가기도 했어요. 섬 주민 보다 관광객이 훨씬 많다고 해요.

드디어 카마리비치에 있는 우리의 호텔 "블루 씨 호텔"에 도착했어요. 산토리니의 많은 호텔들은 호텔 안에 크든 작든 풀장을 마련하고 있었구요. 며칠 숙박하면서 유럽인들이 얼마나 햇빛을 즐기는지 실감하고 또 실감했답니다.

오후 늦게 도착해서 별다른 일정을 잡을 수는 없고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는데요. 호텔 바로 앞이 해변이어서 며칠간 휴양하기에 딱 좋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산토리니 해변은 하와이와 마찬가지로 화산섬이기 때문에 모레가 대부분 블랙이예요. 하와이는 규모가 커서 Black See가 따로 있긴 하지만 이 곳은 유명 해변이 세 군데 있는데 모두 블랙씨더군요.

둘러보다가 신기한 곳을 발견했는데 바로 미니골프장이었어요. 커플 한팀이 게임을 즐기고 있었는데 심심한 우리도 게임비를 내고 입장했어요.

그런데 정말 생각보다 즐거웠던 시간이었어요. 이후 우리는 첫 날 우리를 즐겁게 해 주던 이 곳을 계속 지나다니면서 누군가 들어갈까 망설이면

엄지손가락으로 최고라며 도전하라고 열심히 영업했답니다.ㅋㅋㅋㅋㅋㅋ

내일은 산토리니의 진수를 맛 볼 것이기에 미니골프게임을 끝으로 깊은 수면에 빠졌답니다.

그러면 안젤리의 여행을 끝까지 읽어 준 친구님들 산토리니 이틀째 이야기 터키, 그리스&베니스여행 11일째 이야기에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