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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 여행스토리/해외여행

생애 첫 일본여행

썬앤썬 2017. 2. 9. 20:25

2009년 1월로 기억하는데 어쩌면 그 때 그 사람과 잘 됬더라면 내가 두번째 결혼을 했을 수도 있었겠지!

호텔 지배인이던 그 분이 조금만 여유를 가졌더라면 좋았을 것을... 물론 그 분이 해외에 나가서 근무를 하게 되어서 서두를 수밖에 없었던 것을 알지만, 어쨋든 그 당시에는 딸아이와 모든 여건을 고려해 봤을 때, 내가 결혼이라는 것을 다시 하기에는 어려웠다.


나의 생애 첫 일본여행은 그 시절 그 분의 배려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일본어가 유창한 친구와 함께여서 그냥 따라다니기만 했던 기억이지만 생애 첫 해외여행이었기에 매 순간 가슴이 말랑말랑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센다이공항은 일본 지도에서 봤을 때 북쪽에 있는 공항이다.  '구리하라시'라는 곳이 첫번째 목적지였는데 구라모토 반도체 공장을 업무차 방문해야 하는 일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업무는 간단히 끝내고 안중근의사 기념비를 찾아갔었다.


대림사라는 절인데 안중근 의사의 구국정신을 존경한 간수였던 지바 도시치(1885~1934)가 그 위패를 모시고 해마다 그를 기렸는데 지금은 대림사(=다이린지)주지가 매년 추모행사를 한다는 그 곳이다.

나같이 평범한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해서 당연히 울분과 비슷한 적개심을 품고 산다. 대림사를 방문하면서 조금 달라진 감정이 있다. 그것은 정치와 전쟁, 그런 혐오스런 단어와 상황보다는 인류애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과거를 명료하게 청산하고 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들의 "손잡음"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바램말이다. 물론 나같은 평민이 어찌 정치인들의 고 단수를 헤아릴까마는......


일본여행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온천이다. 텐도 온천마을에서 천황이 체류했다는 다키노유 호텔에서 온천욕을 했다. 일본 사람들의 온천문화는 한국인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누를 색깽이라고 하던데 거품타올도 사용할 수 없고 온천에 들어가 보니 여자들이 전부 앉아서 목욕을 하고있었다. 물이 최대한 튀기지 않도록 조심조심 몸을 닦았다. 사실 우리는 목욕탕에만 가더라도 물천지를 만들지 않던가? 여러분도 공감하시져?

유까따라는 평상복을 입고 다니는 기분도 좀 색달랐었던 기억이 난다.


도쿄에 가기 전까지는 현지에 살고 있는 아는 동생의 자가용으로 여행을 했었다. 야마가따현에 있는 대룡폭포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 시절에도 난 내가 참 많이 늙었다 생각하며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 보니, 참 젊고 이쁘구나!


일본에 사는 동생의 가이드역할은 끝이나고 센다이역에서 신깐센을 타고 도쿄의 우에노역에 도착했다. 우에노 공원의 벗꽃놀이는 정말 유명하다. 사실 한국에도 벗꽃도 많고 진해 벗꽃놀이도 가봤지만, 벗꽃하면 일본이 원조아니던가


긴자선 지하철을 타고 아사쿠사에 있는 센소우 절에가서 일본 전통 민예품 파는 길에서 다코야끼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문어새끼로 만든 음식인데 오사카의 명물이라고 했었다. 지금은 한국 어디를 가더라도 포장마차에서 이 오사카 명물을 만날 수 있지만 그 때 먹었던 다코야끼와는 맛이 좀 다르다는 생각이다. 추억때문인가?


신주쿠역에서 택시를 타고 게이오플라자 호텔로 고고씽! 도쿄 도청에 올라가 전망대에서 도쿄의 야경을 봤는데 와우~일본이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의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는 배워야 할 것이다.


신주쿠 번화가를 걷다가 '영에이'스시에서 스시를 먹었는데 가는 길에 회전초밥집에서 많은 사람들이 서서 초밥을 먹고 있는 광경을 봤다. 한국은 회전초밥집하면 좀 비싼 곳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가? 그런데 일본은 회전초밥은 서민들의 식당이고 '영에이'스시처럼 앉아서 먹은 초밥집은 비싼 곳이다.


한국인 마을(쇼쿠안도리)도 구경하고 메이지 진구(명치 신궁)에서 전통결혼식도 봤다. 2.8독립선언을 했던 희비야 공원은 참 아름다웠고 황궁도 볼 수 있었다.

희비야거리에서 가찌동 먹구 버스를 타고 요쯔야에서 택시타고 리무진버스로 나리따공항으로...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내 생애 처음으로 일본 여행을 시켜주었던 그 분의 청혼을 거절했다.

지금도 가끔은 그 여행을 생각하며 딸아이와의 삶을 우선순위로 두고 내린 결정을 했던 그 시절의 나에게 기특하다고 해준다.


나의 두번째 일본 여행은 2016년 후쿠오카 벳부여행이었다. 벳부여행기는 다음에 좀 더 자세히 포스팅하기로 하겠다.


청혼받기도 하고 거절하기도 하며 아이와 함께 하루하루 추억을 만들고 계신 싱글맘들께 응원을 보내며 가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