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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혈통의 미래

썬앤썬 2017. 2. 21. 19:31

요즘 언론에서 김정은의 이복 형 김정남의 피살로 떠들썩하다. 북한 3대 세습정권의 작동 원리에 대해서 2015년11월에 출판된 이영권 북한학박사의 저서백두혈통의 미래가 눈에 번쩍 들어온다.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막내아들이자 후계자인 김정은이 하루아침에 최고지도자의 지위를 거머쥐고 지금까지 권력 안착을 위한 몸부림을 계속 하고 있지 않은가? 

저자의 말대로 김정은 권력의 퍼즐을 풀어내는 건 통일의 디딤돌을 놓는 소담스런 과정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 김정은권력의 행보에 우리가 관심을 반드시 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김정은 정권의 취약성은 아버지 김정일 정권 초기에도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김일성의 사망, 식량난으로 인한 대량 기아사태와 탈북이 이어지던 1990년대 초중반 북한 체제의 붕괴가 임박했다는 주장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북한 체제의 붕괴는 현실화되지 않았고 김정일 정권은 더욱더 공고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김정은 체제가 향후 어떤 운명을 맞을지는 아무도 알수 없다"고 말하면서 북한의 세습정권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시대별로 정리해 두어 재미는 없지만, 꼭 알아두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인내심을 갖고 읽었다.


나의 생각을 함께 적어 나가기에는 어떠한 견해를 갖을 수 있을만큼의 식견도 없기에 그저 기억에 남기고 싶어서 인덱스 한 부분을 적어보고자 한다.


"김정일은 김일성을 단순한 세속적인 국가최고통치권자 지위가 아닌 신과 같은 '신성 절대군주'로 통하도록 수령의 권력체계를 먼저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저자는 제1장 백두혈통만들기라는 주제에서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가는 북한체제의 흐름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고 있다.


"김정일은 1941년2월16일 시베리아에서 '유라'라는 이름으로 김일성과 김정숙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러나 북한은 김일성 부자 세습체제 구축과정에서 출생지를 시베리아가 아닌 백두산 부근 통나무집에서 태어난 것으로 선전함으로써 '백두혈통'을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부자 세습권력의 근거를 만들고자 하였다"고 한다.


"김정일은 핵전략을 국가의 중요 전략으로 수립하였다. 실제로 북한은 핵전략 이행을 위해 2014년부터 핵 및 미사일 관련 사령부인 '전략군'을 육해공군과 동등한 위상의 제4군으로 승격,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이의 후계 문제가 간접적이지만 공식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다. '3,4세대로의 혁명계승'이라든가, '새 세대'등의 용어가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등장한 것이다.


"북한 당국은 후계자로서의 김정은을 당 및 군대 그리고 전 사회에 각인되는 활동과정을 거쳐 2010년9월28일 제3차 당 대표자회에서 대장 칭호와 함께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중앙위원회 위원직잭을 부여함으로써 그를 후계자로 공식화했다."


"김정은은 김정일과 달리 군사지도자로서의 정통성 구축을 우선하였다. 김정일은 당 조직 장악을 통해서 군부를 비롯한 여타 조직을 통제하는 수순을 밟았었다."


"김정은은 후계자로서의 수업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김정일은 아버지 김일성의 후원으로 20여년 동안 후계권력 구축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가졌으나 김정은은 그렇지 못했다."


"김정일이 핵,미사일 개발을 통해서 명실상부한 선군정치식 국가최고지도자로서의 기반을 다졌듯이 김정은 역시 이와 비슷한 전철을 밟아 나가고 있다."


"군사부문에서의 권력 강화는 인사권에서도 명백히 드러난다. 이미 '김정일 운구차7인방'은 권력의 핵심에서 사실상 물러났으며, '김정은의 사람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총선, 대선을 계기로 이에 적극 개입하는 활동을 극렬하게 전개해 2007년 월평균52회였으나 2012년에는 월평균 165회로 크게 증가하는 등 2012년 북한의 대선 개입은 2007년에 비해 3배 수준에 달했다. ~~~내용으로는 정권심판론 주장, 대북정책에 대해 '평화 대 전쟁'등 이분법적 대립구도 유도, 특정 후보 이미지 훼손기도 등이 지적된다.


"국가안전보위부의 주 임무는 유일지배체제 유지를 위해서 정권지도부를 비롯한 북한 주민들의 사상과 동향을 감시하고 반체제사범의 색출, 체제에 대한 비방사건수사 등을 전담.....대간첩 업무, 해외정보 수집, 해외공작 업무, 국경경비, 공항, 항만등의 출입통제, 수출입품 검사와 밀수단속, 출입국 관리업무........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은 외교관 및 상사원 등의 신분으로 해외 북한인 감시 및 통일전선 구축 등 각종 정보수집과 공작을 위해 외국에 파견된다.

그들은 아무런 법적 절차도 밟지 않고 용의자를 구속하고 재판 없이 처단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체제보위 사찰활동을 벌여 나가고 있다."


김정은의 이미지 메이킹과 정통성 구축작업의 내용을 보면 정말 소름이 끼친다.


"첫째, 김정은의 '유년지도자'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성인지도자'이미지를 만들어 나갔다. 

2012년7월6일 김정은은 부인 리설주를 공개행사에 대동함으로써 가정을 가진 어엿한 성인 이미지를 과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정은이 노령의 관료를 세워놓고 앉아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부각한 것도 김정은 성인 만들기의 일환으로 판단된다.


둘째, 선군시대의 최고군사지휘관 상을 심기 위해 김정은이 전투를 지휘하여 승리로 이끌어 내는 환경을 인위적으로 창출~~~~장거리 로켓 시험발사 및 핵실험 강행으로 국제적 제재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로 인하여 초래된 국제적 제재를 '미제국주의'주도의 대북 압살공세로 포장함으로써 가상의 대미 전투 상황을 설정하였다. 이 전투를 최고군사지휘관으로서의 김정은이 직접 진두지휘하여 승리로 이끈 '천출명장'으로 자리매김하는 연출극이 전개되었던 것이다.


실제로 장거리 로켓 발사(은하3호 발사 성공 2012.12.12), 제3차 핵실험 강행(2013.2.12),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2094호 채택(2013.3.7), 북 외무성, 안보리 제재 땐 '핵 선제 타격 위협'으로 '대미 핵 전투 상황'설정, 남북관계 전시상황 돌입 발표(2013.3)로 김정은 진두지휘모습 부각, 김정은의 '천출명장'상을 고착시키고자 하였다.


~~~~~으아~~~~~정말 소름끼친다.~~~~


노동당의 통제력을 적극 활용하는 김정은이라는 대목에서는 "북한은 기본적으로 동원사회로 동원력은 왕권사회에서처럼 수령권력의 척도가 된다. 북한은 사적 모임은 철저히 금지하고 있지만 국가차원의 집회는 적극 권장 활용하고 있는 실정으로 당적 영도관철을 위한 대중집회는 절대권의 상징이다."라고 하면서


"국가안전보위부 등 통제기관의 활성화로 그의 통제역량을 제고해 나가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김정은 정권이 장성택과 그의 측근들, 그리고 그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세력들에 대한 대대적인 공개처형을 단행하여 자신의 유일영도체계 질서를 바로 잡아 나가고 있는 것도 김정은의 강한 물리적 통제역량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대목을 읽으면서~~~

김정남의 피살도 그러한 공개처형의 일환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통일연구원의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4년까지 공개처형된 북한 주민은 1,382명이나 된다고 한다. 탈북자들이 목격하고 밝힌 공개처형 숫자는 2010년 106명, 2011년 131명, 2012년 21명, 2013년 82명, 2014년 5명으로 나타났다.


한참 오래된 일이지만 화장품을 판매하다보면 다양한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여성들을 만난다. 2009년의 일이었는데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있는 한 여성에게 제품을 판매하고 그 쪽에서 일하는 여성분들을 다수 소개를 받아서 제품을 판매했던 적이 있다. 어느 날 주문한 제품을 전달하러 한 여성을 만나러 갔을 때, 그 여성분이 얼마나 서럽게 울고 있던지 이유를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녀는 사실 탈북여성이었고 그 날 탈북하다 중국에서 잡힌 오빠를 구하려면 공안에 수백만원을 송금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녀가 만들수 있는 돈의 한계를 넘어선 액수였기에 그리도 슬프게 울고 있었던 것이다. 북한으로 다시 송환되면 바로 처형이라고 하면서 너무나 애타게 울부짖고 있던 그녀가 지금도 가슴에 남아있다. 이후 나는 무슨이유때문이지도 모르게 그 업소에 출입이 금지되어 버렸는데, 그녀의 사연을 들었던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었을까? 아무튼 난 그 이후로 그녀를 만날 수 없었다. 새터민이라 불리우는 탈북민들은 자유는 얻었으나 살아가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으리라 짐작하고 있을 뿐, 살면서 그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외면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늘 품고 살고 있다.


백두혈통의 미래와 같은 재미없는 책이라도 세계에 단 하나 남은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써 막연한 감정보다는 조금이라도 정확한 지식을 담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지혜를 갖고 싶다는 마음으로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읽었다. 주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이야기보다는 자신의 정확한 인식을 키우기 위해서 모쪼록 시간을 낼 수 있다면 반드시 읽어봄직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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