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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금서

썬앤썬 2017. 2. 20. 11:28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명탐정 코난"을 시리즈로 즐겨보는 딸아이에게 가끔 삶의 동기부여를 주는 자기계발서를 읽으라고 했던 순간들이 생각납니다. 딸아이는 어릴적부터 사실 자기계발서도 많이 읽었는데, 그저 엄마들이란~~~

그 시절로 돌아 갈 수 있다면, 그저 아이에게 칭찬을 많이 해 줄 것 같습니다.


오늘은 현실과 픽션을 넘나드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작가 김진명의 소설 「천년의 금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읽을 때도 거의 소설이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기억이 나는데요. 김진명이라는 작가에 대한 호불호는 여타 다른 소설가들 보다 극명한 듯 하지만, 저는 어찌되었든 그의 소설을 읽을 때, 참다운 나만의 시간을 갖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만큼 소설 속에 푹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거든요.



「천년의 금서」는 어느 여교수의 석연치 않은 죽음으로부터 이야기가 출발되기 때문에 셜록 홈즈나 명탐정 코난류의 추리소설같은 느낌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몇 장 넘기기도 전에 독자에게 바로 이정서라는 인물과 한은원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쉴 틈 없이 주제를 직설적으로 전달합니다. 

그것은 바로 이메일에 내용으로 전달되는 내용으로 이 소설이 왜 쓰여졌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떠한 답을 향하여 달려갈 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겁니다. 


"박 교수님, 드디어 한의 근거를 찾았습니다. 이제 왜 우리가 한국인이라 불리는지, 왜 우리나라 국호를 한국으로 했는지 그 확고부동한 이유를 교과서에 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의 고대사 분과 심의회의를 10월로 늦추어주시고 위원직 사퇴를 그때까지 미루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물론 저의 생각이지만, 여교수의 살인사건과 이 메일의 내용을 보면 이 소설의 중심부에 도달하고자 하는 욕망이 생기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 같아 보입니다.


이정서가 한은원의 논문을 발견하고 중국으로 넘어가 하나하나 그녀의 자취를 밟아 가면서 이 소설의 핵심에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 


"나는 오성의 집결을 관측하고 기록한 흔적을 보고 동국이 이미 큰 나라를 이루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로부터 천 년 후 이들의 자손이 주를 찾았으니 그 내력이 중화에 못지 않으리라. 놀라운 일이로다! 놀라운 일이로다!"


이정서라는 인물이 중국에서 「유한집」을 찾아서 한은원을 만나기까지, 그리고 NASA요인 경호국에서 두 사람을 위기에서 구출해 내는 이야기는 마치 액션스릴러에서 볼 수 있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면서 독자의 가슴을 바짝 졸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마침내 국사편찬위원회에서 한은원교수가 모든 학자들의 비아냥 속에서 그녀의 연구내용을 반전시킬 때, 숨죽이며 읽어 온 독자라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 책은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오가는 내용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여지도 있는 소설이라 생각되지만,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써 잠시 우리의 역사가 과연 주체적인 내용으로 바로 적립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을 품게도 됩니다.

한은원의 발표내용을 읽으면서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할 수 없게 되면서 과연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한"이라는 글자는 정말 삼한의 한에서 유래한 것일까? 그리고 삼한이 과연 한반도의 남쪽에만 위치했던 것일까?라는 의문을 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고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한 내용을 마치 동화같은 설화로 배우지 않았습니까? 


"일본인의 억지와 우리의 무지로 완전히 묻어버린 우리의 고대사에 이처럼 자랑스럽고 찬란한 문명이 있었던 겁니다. 웅녀와 단군 할아버지로 엉성하게 처리된 우리 조상의 나라는 ~~~~~" 


"나라의 힘이 반드시 경제에만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밥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과거를 알아야 미래를 세웁니다. 우리의 조상을 찾는 일이야말로 자손을 보전하는 가장 분명한 길입니다."


요즘 국정교과서라는 이슈로 많은 전문가와 일반 국민들까지도 논란은 많이 하고 있고 서로의 의견대립이 강해서 정치의 소용돌이와 맞물려 어떤 결론도 내지 못한 채 계속 싸우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면서, 김진명의 「천년의 금서」속에 나오는 전문적이며 양심적인 학자가 우리의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로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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